배틀그라운드 레벨 디자인 분석

배틀그라운드 레벨 디자인 분석이라는 주제로 혼자 고민하다가 영상으로 만들어 올리자!라는 생각으로 동영상 녹화하면서 설명을 장황하게 하다보니 말이 되는건가? 아닌건가? 라는 생각도 들고, 이거 영상 편집하는게 더 일이 많을 것 같아서 그냥 포기한다.

결국 남은 건 각 맵별로 위에 그려놓은 낙서 뿐이구나. 그냥 버리긴 아까우니까 그림이라도 올려놓자. 하고 그림을 올렸다가. 그림만 올리니까 이상하네? 설명도 조금 써놔야지, 했더니 내용이 많아졌다.

난 항상 이런 식이다.

그럼 에란겔 등고선 지도 부터 시작해볼까?

아래 지도 이미지에 그려진 동그라미는 초반 파밍 좋게 할 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 낙하 후, 그 위치가 안전구역이 아닐 때의 이동하는 경로, 물론 차를 타고 질러버릴 수도 있지만 되도록이면 엄폐물 없는 맨땅으로 가지는 않기 때문에 안전한 곳, 혹은 높은 곳을 이용해서 이동하게 된다.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왜 요즘의 몇몇 맵들은 재미가 없고, 몇몇 맵들은 재미가 있는지 어렴풋이 이유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재미란 건 개인적인 기준이니까 넘어가자.

먼저, 맵 전체의 비주얼적인 구성(테마)과 각 구획을 나누는 기준을 정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것은 게임 초기 단계의 유저 분산과도 관련이 있는데, 어느 정도 매력적인 지역이 있어서 안전하게 파밍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오버 파밍할 수 있는 완전히 좋은 지역도 괜찮다. 그러면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해당 구획에 낙하해서 서로 경쟁하게 될테니까.

배그의 게임 시작은 비행기에서 낙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는 눈치게임의 메커니즘과 동일하다.

 

 

 

 

자신이 원하는 곳을 먼저 찜해서 낙하하면 좋지만, 다른 사람들도 그곳으로 간다면, 초기 파밍은 실패하고 초반부터 파밍도 안된 상태로 교전을 해야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곳이 안전구역도 아니라면?

이런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이 안된다면 좀 더 후진곳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아니면 비행경로에서 먼곳으로 갈 수도 있다.

이런 여러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최대 플레이어 숫자에 맞춰서 구획을 정해야 한다.

 

 

 

 

그런 개념으로 볼 때, 미라마의 구획은 에란겔보다 더 명확하다.

이동을 방해하는 고저차 있는 지형, 속도가 느린 버스와 픽업트럭.

도로를 질주해서 빠르게 목적지로 가는가? 아니면 적이 없을 것 같은 울퉁불퉁한 산을 느리게 통과할 것인가?

그런데 이 이후 1/4 크기의 작은 맵이 나온다.

바로 사녹이다.

 

 

 

 

구획의 관점에서 볼 때, 사녹은 맵의 크기만 줄어들었지, 도시의 숫자는 4배 큰 맵과 비슷하다.

거기에 짤파밍이라고 하는 작은 건물 집합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는데, 그래서 교전을 선호하지 않는 유저들은 맵 중간 중간에 있는 작은 하우스 셋들을 파밍하고 짱박히게 된다.

원이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건물의 엄폐 능력은 떨어지고, 안전구역의 크기도 다른 맵 보다 작기 때문에(1/4) 건물보다 산이나 풀숲에서 죽음을 맞이할 확률이 높아진다.

 

 

 

 

초기 버전과 최초 출시 버전의 차이점을 보면, 쿼리와 몽나이 같은 테마 지역이 생겼다는 것?

그외 게임 플레이 특징으로는 초반 파밍 후 무조건 산을 먹는다. 높은 산의 돌을 먹고, 다음 이동할 곳으로 살펴보는 플레이. 사녹의 레벨디자인이 만들어내는 게임플레이가 바로 이런 것이다.

 

 

 

 

최근에 리뉴얼된 사녹을 맵 전체 구성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파란 선으로 그린 부분.

가장 높은 산의 절벽과 돌덩어리들이 없어졌고, 강 폭이 좁아졌다. 기존 레벨의 불편했던 게임 플레이를 보완한 것이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고치게 만든 것이 바로 아래의 히트맵 데이터.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tBQp5WtZ1fE&t=86s

 

 

 

 

그 외에는 구획을 나눈다는 관점에서는 기존 맵과 별다른 차이점은 없다. 즉, 기존과 같은 게임플레이를 해도 된다.

물론 전통적인 FPS 레벨디자인 관점으로 가면, 터레인의 형태와 돌, 나무 등의 엄폐 요소들이 미묘하게 변경되었고, 은폐할 수 있는 풀의 높이가 더 높아지고 풍성해졌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이상해씨 존버메타 같은 더 많은 함정플레이들이 나타날 것이다.

 

 

 

 

비켄디는 사녹보다 구획이 더 많다. 초반 갈 수 있는 곳을 동그라미친 것이 위와 같다.

작은 하우스셋은 아예 동그라미조차 치지 않았다.

그리고 눈이 없어지는 패치 후에는 아래와 같이 변했다.

 

 

 

 

비하르 우측 마을이 없어지고, 다이노파크의 규모가 더 커졌고, 캐슬 주변부 강이 얼어붙고 돌덩어리들이 추가되었다.

구획을 나누고 어떤 플레이를 유도할지 보다는 소규모 지역에서의 교전 밸런스와 테마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카라킨은 어떨까?

 

 

 

 

카라킨은 의외로 구획을 명확하게 5사분면으로 나누었다.

외곽에서 파밍하고 맵의 안쪽으로 진입하는 모양을 갖고 있다.

 

 

 

 

처음부터 유리한 위치를 먹기 위해 맵 안쪽에 내릴 경우, 벙커를 뚫고 믿으로 내려가서 아이템을 파밍하거나, 짤파밍을 많이 돌아야 한다.

반면 외곽의 도시들은 파밍에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는다. 대신 도시를 파밍한 후 나올 때 주변 산으로 부터 견제를 받는다.

충분한 파밍 후 화력으로 밀어붙일 것인가? 약한 화력이지만 지형의 유리함을 차지할 것인가?

파밍인가 포지셔닝인가? 후반이냐 중반이냐를 게임 초반에 결정하도록 유도한다.

파밍이 잘되면 후반에 유리하다. 후반에는 모든 유저들이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아이템이 후져도 상대를 죽여서 아이템을 빼앗으면 된다.

그렇다면 파밍에 시간을 들이기 보다, 적을 죽이는데 나의 자원을 투자하는 것이 더 좋은가?

아니, 결국은 저런 전략의 선택은 게이머들의 성향과도 관련이 있다.

과연 이런 것들을 알고 만든 것일지, 아니면 우연히 만들다보니 이렇게 된 것일지는 밝혀진 바 없다.

 

만약 배틀그라운드 레벨디자인에 관심이 있다면?

[펍지 ] [펍지 레벨 디자이너 채용]

 

이번에 맵 전체의 구획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니 다음 번에 시간이 남는다면 포지셔닝을 고려한 레벨디자인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보고 싶다. 물론 배그를 열심히 하는 게이머들보다는 못 하겠지만 :-)

그리고 포지셔닝도 끝나면, 이미 많은 강의와 관련 서적들이 알려주고 있는, 교전을 위한 레벨디자인에 대해서도 한번 쯤 이야기해볼 기회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