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 시즌9 - 경쟁전 패치 + 신규맵 파라모 소감

업무로 콘텐츠를 대할 때와 유저로 컨텐츠를 대할 때의 느낌이 다르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았을 때 이 양쪽의 괴리감을 어떻게 극복해야할까? 여전히 고민 중이고 정답은 없다.

하지만 업데이트가 되고 나면 시원섭섭후련불안의 심정이 된다.

하지만 오늘은 시원섭섭후련불안의 마음은 지워버리고 유저의 입장에서 배그의 시즌9 : 하이랜드에 대한 플레이소감을 올려보기로 한다.

우선 경쟁전 솔로가 등장했다.

정말 초 빡겜이고, 사람들이 안죽는다. 존버가 다시 메타가 되고 있는 느낌이랄까? 다시 옛날 배그 하는 느낌이다.

더 웃긴건 천천히 파밍하다 자기장 넘 빨라서 오토바이 타고 가다 굴러서 추락사했다. 멘탈이 흔들려 경쟁전 배치고사는 한판만 했다.

아직 네판 남았는데, 아마 브론즈일 것 같다.

경쟁전 규칙과 무기 밸런스가 바뀐 부분도 있지만 변화 폭은 미미한 것 같다.

시즌 9의 핵심 컨텐츠는 신규 맵 파라모가 아닐까 생각된다.

남미의 화산 지형이고, 물이 없는 대신 용암이 있다.
맵의 실제 플레이 가능 면적은 2.25 제곱 킬로미터 정도가 된다.
지금까지 광고 카피나 슬로건을 보면 맵은 1/4로 줄었지만 재미는 4배! 같은 식으로 대외 메시지를 만들었었다.
하지만 정말로 작은 전장이 재밌냐? 카라킨이 배틀로얄이냐? 생존 서바이벌이냐?라고 묻는다면 건플레이만 남은 맵이라는 생각이 든다.
즉 맵이 작아지고 유저가 100명이 들어가서 전투와 교전의 밀도가 높은 것이지 생존 서바이벌을 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 했다.
하지만 파라모는 인원수도 낮추고, 헬기의 고도도 조정되어 낙하거리가 짧아졌다. 맵은 작아졌지만 밀도가 높아지지는 않아서 적절한 타이밍에 교전이 발생하는 느낌을 받았다.

추가된 시스템들도 있는데, 전부 기존에 있던 시스템들의 활용이다.
비슷한 듯 새로운 익숙함이란 것이 제일 좋은데, 예를 들면, 맵 바깥쪽이 바다가 아닌 대신 바깥으로 나가면 화면이 회색으로 바뀌고 경고창이 뜬다.
경고창이 떠도 경기구역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대미지가 들어오고 사망한다.
이 기능은 TDM에 있던 기능과 동일하다.

또 박스가 파괴되면 아이템이 나오는 상자라든가, 보급상자가 거 크고, 보급비행기가 아닌 보급헬기가 등장해서 대미지를 줘야 보급상자를 떨어트리는 것은 뉴사녹의 루트트럭과 비슷하다.
하지만 루트트럭보다 좋은 건, 루트트럭이 지상을 달리기 때문에 해당 위치에 있는 유저들만 트럭파괴와 아이템 획득이 가능한 반면, 보급헬기는 공중에 있기 때문에 모든 유저들이 볼수 있고, 보급상자가 떨어진 쪽으로 유저들이 몰려들어서 전장 상황을 다이나믹 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고대유물 열쇠와 비밀의 방은 비켄디 동굴과 카라킨 벙커의 업그레이드 형태다.
비켄디 동굴은 차로 부수거나 수류탄으로 터트리고 들어갔었는데, 동굴이 맵에 하나인 점이 문제로 작용했다. 핫드랍이 되고 유저들이 몰려서 초반 사망자숫자가 많았다.
카라킨 벙커는 벙커 안에 무기나 폭탄이 드랍되고, 폭탄을 먹으면 그걸로 터트려서 들어가서 파밍을 하면 된다.
비켄디 동굴과 카라킨 벙커 모두 초반 게임 시작을 그것에서 해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파라모 비밀의 방은 그렇지 않다. 다른 곳에서 파밍을 하고 와야 한다.
이렇게 미묘한 차이점들이 맵의 특징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랜덤 제네레이티드 월드는 플레이어들의 낙하 전략을 조금 고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분명한 개선점도 존재한다. 랜덤하게 바뀌어도 그곳에 낙하를 해도 된다는 점이다. 즉 교전과 파밍 루트의 변화가 생긴 것이지 낙하를 하면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날씨 역시 기존 맵과는 다른 것 같다.
비오는 날씨를 유저들이 싫어해서 비오는 날씨의 확율을 줄이고, 밤날씨 싫어한다고 제외하고 그랬던 것과 달리 4가지 완전하게 차이 나는 날씨가 들어갔다.
불편함을 최소화 하기 위한 확율 조정은 있어도 이런 과감한 시도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생존 서바이벌, 배틀로얄하면 나는 디스토피아나 어두운 근미래를 떠올리기 때문에, 맵의 분위기가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더 몰입된다.
그래서 맑은 파라모보다 화산재 파라모가 더 좋다.

아직 시즌 9 파라모 10판 정도 밖에 못 했지만, 이번 시즌은 파라모만 해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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